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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허물을 허물 아닌 것처럼 꾸민 단 말요 덧글 0 | 조회 18 | 2019-07-18 15:29:52
예지  

그 것은 죄 위에 또 한 죄를 더 짓는 것이오. 유가 들은 그것이 병이야. 죄를 졌거든 나는 죄인이오, 이러지 아 니하고 무에라고 무에라고 사기를 끌어오는 경서를 끌어다 가 그것을 꾸미려들어. 저를 속이는 것이지, 천지신명이야 속소?"

"그러하오면 상감께서는 계유정난과 대통을 받으신 것을 후회하시는 것이오니까?"

숙주는 이거 큰일이라 하는 생각으로 담대하게 물었다. 그 것은 참말로 묻기 어려운 일이었다.

"아니. 아니. 나는 후회는 아니하오. 죄는 죄대로 죄 갚음 은 내가 받을 작정하고 이 나라 일은 내가 맡아야 되겠으니 맡은 것이오. 그것이 다 부질없는 생각일는지 모르지. 망자 카지노 존대(妄自尊大)한 생각이겠지마는 황보 인, 김종서 같은 늙 은이들을 맡겨서 나라가 아니 망할 리가 없지 않소? 내가 대통을 이은 지 십일 년에 내우 외환이 하루도 끊일 날이 없었지마는 이 난국을 나와 범옹이니까 이만큼 진정하여서 인제는 수령 방백이 겨우 내행을 데리고 갈 만큼 되었지마 는 만일 그래도 그 카지노사이트 늙은이들께 맡겨두었더면 아마 뒤죽박죽 이겠지. 함평 양도는 벌써 오랑캐의 것이 되었을 것이고, 민 심을 소란하였을 것이고, 그러니까 내 몸이 천만겁에 지옥 고를 받을 작정하고 이 일을 한 것이오. 범옹은 그렇게 생 각하지 아니하였소?"

숙주는 상감의 이 말씀에 고개를 숙였다. 임금이라 신하라 하는 간격을 다 잊고 숙주는 고개를 숙였다.

상감의 말씀은 숙주의 속을 꿰뚫고 카지노 들여다보시는 말씀과 같았다. 숙주는 진실로 자기가 한 모든 일을 여러 가지로 꾸며서 옳은 것을 만들고 있었다. 자기가 한 일은 다 옳았 다. 그 옳음의 갚음이 자기의 부귀와 공명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.

"첨곡!"

상감은 그것을 첨곡이라고 하셨다. 숙주는 일찍 자기가 첨 곡한 사람으로 자처한 일은 없었다. 자기는 공명정대한 사 람으로 자신하고 있었다. 그러나 이제 생각하니 역시 첨곡 이었다.

"첨곡심부실(諂曲心府實)."

숙주는 이 법화경의 구절에 비로소 깊은 뜻이 있는 줄을 알았다.

"단생사입생사(斷生死入生死)."

저는 벌써 생사윤회를 끊었건마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서 일부러 생사의 고를 받는다는 보살행(菩薩行)의 정신도 알아지는 것 같았다.

"위차제중생 이기대비심(爲此諸衆生 而起大悲心)."

어리석게 괴로워하는 중생을 위하여서 대비심을 일으켜 중 생과 같은 죄를 짓고 같은 고생을 한다는 부처님의 뜻도 알 아지는 것 같았다.

숙주는 상감을 한 번 더 우러러보았다. 용안에서는 전에 못 보던 빛이 발하는 것 같았다. 상감은 역시 저보다 높은 어른이셨다. 그 어른이 생각하시는 것은 당신 몸이 아니요, 백성 전체였다.

숙주는 솔직하게,

"황송하오. 소인은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하였소."

하고 아뢰었다.

상감은 또 한 번 웃으셨다.

"범옹, 그러나 마음에 괴로워할 것은 없어."

상감은 이렇게 말씀하셨다.

"정히 마음이 괴롭고 또 부끄럽소."

숙주는 또 솔직하게 심경을 아뢰었다.

"아니, 그것이 다 인연 업보야."

"그러하오리이까?"

"그럼, 유가에서 천명(天命)이라는 것이오. 그런데 유가에서 천명이라면 제 책임은 없는 것같이 생각하지마는 그런 것이 아니야. 아무리 군국 대사를 위하고 억조 창생을 위해서 한 일이라도 내가 받을 보(報)는 보대로 받는 것이오. 이를테면 살신성인(殺身成仁)이라는 것이지."

"옳은 일에 악보를 받는 일이 있어서야 의인이 의를 행할 수가 있사오리까?"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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